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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침묵을 깨고 | 2010/06/1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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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침묵을 깨고
내 Breathe. 블로그에서 가장 좋아하는 글들을 담던 폴더명 body를 soul로 바꿨다. 그리고 누적 포스팅 101번째 글을 적고 있다.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그리 오래지 않을 수도 있는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다. 처음 body라는 폴더명을 만들 때는 프랑스의 젊은 작가 크리스토프 바타이유의 Annam의 한 장면 때문이었다. 몸만큼 정직한 것이 없으며 우린 모두 스스로에게 몸으로 말할 수 있다는 것. 몸이라 적힌 폴더에 100개의 글들이 저장되기 시작했고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렀다.
2010년은 무덤덤하게 시작되었다. 그게 2009년이었는지 2008년이었는지 가물가물하게 중요한 기억들이 엇갈리는 2010년에 들어섰다. 81년에 태어난 나는 그 해의 끝자리와 나이끝자리가 같이 간다. 서른의 생일도 치뤘고, 누가 나이를 물어볼 때 종종 아직 나이의 자의식이 헷갈리기도 하면서 그해 여름이 왔다. 여름, 정직한 계절. body를 soul로 바꾼 이유는 그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이 되면서부터 집요하게 한 물음이 생겨났다. 20대의 그 어느 해보다 재미없게 살아가고 있는 나는 이것이 뭔가 큰 결단으로부터 시작한 도입인 양 묵직한 고요로 감싸안는다. 몸으로 대변되는 나 자신을 좋게 꾸미고 보여주고 앞서고 차지하고 자랑하고 점유하고 하는 모든 것들. 내 타이틀, 내가 속한 조직, 내 경력과 레퍼런스, 외모와 가치, 가진 것과 차별점을 지닌 몇가지 팩트들.
그러한 것들이 한순간 지겹고 의미없이 여겨진 것은 그해 초로부터였다.
더이상 드라마가 재미없었고, 영화광인 내가 예술영화 작가영화 모으던 내가 영화에도 시큰둥해지고 맛집 찾아 북경삼만리 하던 내가 육식도 끊기 시작했다. 시간날 때 하는 일이라곤 교회 가기, 교회 카페에서 커피 뽑고 서빙하기, 아이들이랑 성경공부 하고 기도회 하기,
하지만 그것은 단번이 일어난 일은 아니다. 여전히 잔존하기도 하고 뒤를 돌아보기도 하고 헷갈리기도 한다. 불안정한 struggling의 시간인 것이다. 캄캄한 철로와 같은 앞을 보고 달려야만 빛을 볼 수 있는 타인에게 편승할 수 없이 혼자 해내야 할 과제와도 같은. 왜 이리 이 길은 길고 지루할까 도대체 언제 끝을 보일까 내가 잘 가고 있는게 맞을까 라는 변두리적 물음들은 나는 영의 사람인가 육의 사람인가 라는 큰 명제같은 물음 앞에 모두 좁혀지기 시작했다. 아주 큰 은혜의 파도 속에 있으면서도 내 몸의 안위를 돌보는 내 익숙한 습관들, 내가 원하는대로, 기대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불안해지는 몸에 밴 경향들, 알고 있지만 여전히 못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뒤돌아 후회하게 만드는 미숙한 모습들.
내가 너무 못나 낯선 도시의 낯선 길을 여행가방을 끌고 걸으며 울었다. 그 도시에서 맛본 그분의 뜻과 마음에 비해 나 자신은 끝없이 초라해 못봐줄만큼 불쌍해 코끝이 시큼하여 눈물이 났다. 죄송하고 미안했다. 나 이런 사람인데 나 이래도 받아줄래요 하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이 모든게 과정이었으니 지금도 여전한 과정 중에 있다. 결론이 아니라 하시니 그것은 은혜였다. 포럼을 마치고 돌아와 우리 PARK 선생님이 포럼을 두 단어로 요약해오라고 하셨다. Holy spirit driven Intersession you will know that I am the LORD
지금은 의외로 간결하게 마음과 생각이 좁혀졌다. 여전한 갈망 그러나 더 깊고 좁은 마음, 99.9%를 드렸다해도 0.1%를 드리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드리지 않은 것과 같은 것, 감기나 열병에 걸린 것처럼 지난주 상해 생각이 자주 난다. 그곳에서 본 것이 크고 깊다. 그곳에서 만난 것이 놀랍고 찬란하다.
북경에 계절과 다르게 마른 번개가 치며 곧 비가 쏟아지려고 한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에 대해 이전만큼 걱정하거나 호기심과 궁금함으로 일관하지 않는다. He knows my everything.
xizhu
2010/06/1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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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달플때 마시는 커피 | 2010/03/2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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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달플때 마시는 커피
회사 생활은 거의 지루하고 때때로 즐겁고 어느땐 끝없이 고달프다. 너무 고달프고 주변의 모든 환경이 한꺼번에 압박으로 달려드는 순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숨좀 쉬자. 일어나 핸드폰과 지갑을 들고 사무실을 나간다. 하지만 기껏 간데라곤 1층의 카페.
가만히 있었다. 가만히 앉아서 오후 4시의 햇살 사진을 한장 찍었다. 그리고 또 가만히 있었다.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 내 왼편엔 어떤 중년 남자가 어떤 여성 고객에게 전집책을 건넨다. 중년 남자는 보이차를 마시고, 여자 고객에겐 소다수를 사줬다. 내 오른편엔 흥미로운 표정으로 두 남자가 마주앉아 대화를 나눈다. 한 명은 빨간 셔츠를 입었고, id카드를 메고있은 걸 보니 사무실에서 잠깐 나온 모양이다.
왜 나에겐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잘못을 가르고 나면 종료되는 것도 아니기에 그냥 묻어둔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개연성이 부족한 일관된 사건들 사건 속에서 오후의 볕만은 언제나 일관적이다.
<오후 4시의 햇살 사진>
xizhu
2010/03/26 18:27
2010/03/2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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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where | 2010/03/2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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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where
나는 왜인지 내 글과 공간을 더 알리고 대중적으로 만들어야 겠다는 책임에 휩싸인다. 밑도끝도 없는 이건 어떤 자신감이 아니라 하나의 즐거움을 만드는 촉매제로써다. 그리고 뭐라 말할 수 없는 일말의 책임감도 조금 있다. 하지만 새로운 다짐은 늘 게으름과 권태를 수반한다. 게으름은 행동하지 못하게 만들며 권태는 모든 걸 허무한 빛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권태롭지 않으며 항상 텐션이 유지된 상태 그건 관계에서도 일에서도 일상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항상 견지해야 할 예민한 감각이다.
결국 그래서 나는 이 모도 없는 블로그도 호스팅 도메인 비용 지불하며 계속 하고 있고 거의 미투 찍히지 않는 미투데이도 꼬박꼬박 로그인 하고 트윗터도 07년부터 어쨌든 하고 있고 페이스북도 좋아한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의 부산물은 언제나 변두리이다. 그들의 자리는 원래부터 변두리였기 때문이다. 그래야지만이 경계와 변두리 속에서 마주치는 새로운 나,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듣는 다른 이, 별로 소통이라고 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쨌든 주고 받아지는 무언가 그리고 그 와중에 생겨나는 나직하고 생경한 감정들
방, 그 고요하고 내밀한 공간
xizhu
2010/03/2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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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나무 같아 | 2010/03/24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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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나무 같아
그대는 나무 같아로 시작하는 박지윤의 노래를 오후부터 내내 컴퓨터 앞에 있는 동안 들었다 디어클라우드 김용린의 기타 박지윤의 헤시시한 목소리 나무는 봄을 부르고 봄을 부르면 그것이 3월이든 4월이든 12월이든 그건 봄이다 봄이라고 명령하면 봄은 오게 되어있다 꽃잎은 지고 잎은 시들지만
나무같은 그대 내게 말을 걸어주는 그대 봄이 오고 봄이 오고 봄이 오고
xizhu
2010/03/24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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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 me | 2010/03/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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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 me
Lidu 라고 부르는 호텔(영어이름은 holiday inn) 주변엔 몇개의 근사한 레스토랑이 있다. wish 라는 중국 퓨전 레스토랑, 한국 식당인 강산애, 수라온, 그리고 최근 오픈한 홍콩계 브런치 식당인 element fresh까지. 그밖에 각종 부띠끄, 외국공관, 맨션식 아파트, 펍, 이미테이션 마켓 등 놀거리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다. 그곳에 wish 라는 아주아주 멋진 식당 바로 옆, 거의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는 길가에 miss me 라는 카페가 있다. 나는 이런 독채형 건물이 마음에 든다. 크게 인테리어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홀로 있는 건물이라는 것 자체가 어떤 궁금함을 유발해서 꼭 들어가보고 싶게 만든다.
xizhu
2010/03/23 18:00
2010/03/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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