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에 의한, 사용자를 위한, 사용자의 -주체에 대한 고민. | 2007/07/20 00:31

 

사용자를 받아들이는 고통

 

서비스를 대할 때 1차적으로 유저빌리티(사용성)의 층위에서만 바라보고 생각해왔다. 물론 나는 모든 서비스의 객체적 사용자이기 때문에 내가 받아들이는 서비스의 면면, 사용하기에 얼마나 쉽고 최적으로 적확한지에 대한 판단, 나아가 궁극적으로 나를 이롭게 해주는 서비스인지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은 쉼 없이 일어난다.

 

단편적이고 얕게 사용자에 대한 고민을 안 해 온 것은 아니지만 기획하고 준비해서 론칭한 서비스가 얼마나 크고 작은지를 떠나서 진지하고 힘겹게 사용자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은 별개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서비스를 기획하는 기획자보다 그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더 깊이 고민할 경우도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 류의 일을 업으로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거창한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도 아닌데 사용자가 낯설게 다가와 나의 일상을 압도하는 경험을 최근 들어 처음 하고 있는 것 같다. 

 

가슴을 뛰게 하는 일만을 하라

 

청춘이 가질 수 있는 특권 중 하나는 막연함이다. 아마추어리즘일 수 있는 현재를 즐기며 많은 것에 설익은 열정만으로 들이댄다. 그러다가 정말 얼마간의 시간을 송두리째 던질만한 가치를 발견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믿기에 그것이 밋밋하게 일상을 사는 것보단 불확실한 모험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청춘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런 흐름 속에 우연하게 7개월 전에 어떤 모임에 나가게 되었고, 그 모임의 여파로 4개월 전에 처음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으며 3개월 전에 처음으로 이 블로그와 관련된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4 14 1회 태터캠프에 갔을 때 그 곳의 공기는 너무나 낯설었다. 언컨퍼런스의 6개의 섹션 중 저 주제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을만큼 내용은 거리감이 느껴졌고, 대다수가 공대생의 분위기를 풍기며 낯설었지만 그렇지만, 새로웠고 재밌었고 놀라웠고 신기했고 수동적인 태도로 가만히 앉아 있던 나를 고민하고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웹 생태계의 질서에 대해 생각했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게 되었다. 나는 웹에서의 개인 모두가 각자 자기다워짐을 꿈꾼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진화하고 진보하는 모습. 모두가 원하는 것들이 천차만별 다양한 풍경으로 실현되는 상태를 생각한다.

그러한 나 개인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이 사람들이 하는 일을 돕는 것이 직접적인 행동이자 실천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 이후로 남의 집이었던 이 곳을 내 집처럼 드나들려고 노력했고 한두번 드나들고 기웃거리다보니 어느새 내 집처럼 발도 뻗고 물도 얻어먹고 수다도 떨고 하게 된 것 같다.

 

나에 의한, 나를 위한, 나의.   


내가 생각하는 꿈을 내가 이용하는 서비스를 같이 이용하는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꾸고 있을까? 그들의 꿈은 무엇일까? 만약에 나에게 힘과 권력이 주어진다면 그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그들은 어떠한 존재이며 얼마나 세세한 다름으로 현현하고 있을까? 그들은 어떨 때 기뻐하고 어떤 것에 열광할까? 그들을 기쁘게 해주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우리는 친해질 수 있을까?

수많은 질문들이 안에서 소용돌이친다.

하지만 여전히 그러한 상태이다. 수많은 열린 질문들이 현재진행형이며 스스로 고민하고 고통하는 움직임 속에 약간의 희열과 만족을 깨닫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모색중이다.

이제 만 하루가 지나면 3번째 공식 태터캠프가 개최된다. 끝이 정해져있지 않은 이야기를 쓰는 사람들이 모일 것이다. 그 곳에서 얼마간의 자양분과 꿈을 품고 또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전진할 것이다. 이것을 '우리의 이야기'라고 수줍게 불러볼 수 있는 지금, 나는 그저 그 '지금'을 즐기며 살고 있는 것 뿐이다. 아주 충실하게. 다가오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만들 수 있게 될 가장 나 다움이 가능해질 그 어떤 세계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말이다.

 

 

2007/07/20 00:31 2007/07/20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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